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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연인들 ㅣ 정이현 ㅣ 톨
사랑이 아닌 연애
정이현 소설은 들뜬 상상을 필요로 하지않고 무던히 읽히는 책이라 좋다. 더욱이 중요한건 소설이라 하기엔 조미료 하나가 빠진듯한 맛없는 그 이야기가 내 이야기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 속 군데군데에서 공감을 끄집어내보이겠다는 다짐을 한듯 <사랑의 기초> 또한 정이현스러운 것 같다. 진짜 사랑을 다룬게 아니라 진짜 연애를 다룬 이야기! 사랑과 연애의 공존함이 이토록 어려운지 알아버린 현재, 보편적인 연애란것에 아무리 쥐고 쥐어도 힘이들어가지않는 허무함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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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잊었대도, 없었던 일이 될 수 없는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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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사라질 수 없다면 언젠간 눈물을 그치고 고개를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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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휴대전화의 전원 버튼을 눌러 껐다. 하루만에 전화기를 켰을때, 그녀의 인생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다시 소소한 하나의 연극이 막을 내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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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는 감정과 심심하다는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 사람들은 정확히 구별해낼 수 있을까 간혹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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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하고 또 말했다. 사랑할 사람을 찾아 헤매었던 유일한 이유가 미치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였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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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있도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부모'도 실망시키지 않는 삶. 어딘가에는 그런 삶을 사는 여자도 있겠지. 엄마처럼 평생을 종종거리며 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젠 엄마만큼 평범하게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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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는 감정과 심심하다는 감정이 어떻게 다른지 사람들은 정확히 구별해낼 수 있을까 간혹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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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말하고 또 말했다. 사랑할 사람을 찾아 헤매었던 유일한 이유가 미치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였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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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있도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부모'도 실망시키지 않는 삶. 어딘가에는 그런 삶을 사는 여자도 있겠지. 엄마처럼 평생을 종종거리며 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젠 엄마만큼 평범하게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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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잊었대도, 없었던 일이 될 수 없는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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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 동안 그녀 역시 여러 이별들 앞에 놓일 것이고, 맞서거나 순응하거나 속죄할 것이고, 그 순간들 사이에서 움직이며 살아갈 것이다. 단단한 바위틈을 뚫고 샘물이 고이듯 비밀스러운 용기가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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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유리그릇에 담긴 한 덩이 밀가루 반죽처럼 막연하던 상상이,느닷없던 충동적인 발화를 통해 세상에 던져진 뒤 빠르게 구체적인 형상을 갖추어가는 모습을 민아는 얼마간의 두려움과 얼마간의 안도감으로 지켜봤다. 다행이다. 말이 먼저 튀어나와주지 않았다면 어떤 것으로부터도 결코 벗어나지 못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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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오래지않나 마를 것이고 그들은 머지않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것이다. 다시 사소하게 꿈꾸고 사소하게 절망하고 사소하게 후회하길 반복하다보면 청춘은 저물어갔다. 세상은 그것을 보편적인 연애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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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발생해 잠시 겹쳐졌던 두 개의 포물선은 이제 다시 제각각의 완만한 곳선을 그려갈 것이다. 그렇다고, 허공에서 포개졌던 한순간이 기적이 아니었다고는 말할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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