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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by 굿에디터 201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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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ㅣ 민음사



인생에서 사라처럼 말해줄 수 있는 귀인을 만난다면 그것 또한 행운인 것 같다. 나에게도 귀인은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이나 껍데기 원인 말고, 아주 깊은 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원인을 알기만해도 상처나 트라우마는 50%해결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난 쿨하게 잊었을거라는 믿음으로 살아가다가 문득 가끔씩 이상 증세가 올라온다면, 쓰쿠르처럼 원인을 밝혀내는 긴 여정을 떠나보는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각할 가치도없고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경험이 혼재되어 있어서, 그냥 무시하고 산다면, 그건 사라진게 아니라 가라앉혀진 것 뿐이다. 언제 어느때 소용돌이치고 올라올지 모르는 일이다. 

그 가라앉은 중금속같은 것들은 꼭 '분노'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자격지심', '불안', '초조', '과대망상'등 어떤 형태로 표출될지 모른다고한다. 그렇기에 그때그때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멀리서 바라볼 줄 알아야하고, 그 즉시 그 감정의 원인을 찾아내어 마인드 컨트롤 하는 법을 익혀야한다. 자신에게 글로 써보거나, 상대의 입장이 되어 나에게 글을 써보고 그 즉시 찢어버리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나를 제일 애틋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내'가 될 수 있도록. 




사라:

아직도 잘 모르겠어. 당신 머리에 또는 가슴에, 아니면 그 양쪽 모두에 아직도 그때 상처가 남아있어. 아마도 꽤 선명하게. 그런데도 자기가 왜 그런일을 당해야 했는지 15년, 16년이 지나도록 그 이유를 밝히려 하지 않았어.

쓰쿠루:

그렇다고 진실을 알고 싶지 않다는 건 아냐. 하지만 지금 와서 그런 건 그냥 잊어버리는 게 좋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 아주 오래전에 일어난 일인 데다 벌써 깊이 묻어 버린거니까.

사라:

그러는 건 분명히 위험한 일이야.

쓰쿠루:

위험하다고, 어떻게?

사라:

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 해도, 깊은 곳에 잘 가라 앉혔다 해도, 거기서 비롯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어. 

사라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연히 쓰쿠루는 몰랐다. 

그리고 자신이 그때 생각하던 것을 쓰쿠루는 사라에게 말 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바깥으로 드러낼 수 없는 것이 있다.

돌아가는 전차 안에서 다자키 쓰쿠루의 머릿속에 있던 것은 그런 종류의 생각이었다.

질투란, 쓰쿠루가 꿈속에서 이해한 바로는,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감옥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죄인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힘으로 제압하여 집어넣은 것이 아니다. 

스스로 거기에 들어가 안에서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철창 바깥으로 던져버린 것이다.

실례일지는 몰라도 한정된 관심을 가질 대상을 살아가면서 하나라도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성취 아닌가요.

무슨 일이건 반드시 틀이란 게 있어요. 사고 역시 마찬가지죠. 틀이란 걸 일일이 두려워해서도 안 되지만, 틀을 깨부수는 것을 두려워해서도 안돼요. 사람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그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틀에 대한 경의와 증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늘 이중적이죠. 내가 할수 있는 말은 이 정도예요.

흠 분명 재능이란 건 때때로 유쾌하기는 해, 여자도 붙어. 그야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지. 하지만 재능이란 말이야, 하이다, 육체와 의식의 강인한 집중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기능을 발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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